만화의 꿈 ① 박서연,
"내 그림이 같은 처지의 백혈병 환우들에게 많은 힘이 되길 소망해요"
만화는 내 인생, 꿈을 향해 달려간다! ① 박서연 학생의 이야기
기사입력 2014-05-14 10:22:33
박서연 학생 |
[스포츠투데이 이수정 기자, 정준영 기자] 누군가에게는 ‘꿈’인 동시에 또 다른 이에게는 직업인 ‘만화가’.
각기 다른 위치에서 같은 곳을 바라보는 그림꾼들이 사회 곳곳에서 만화를 향한 애정과 열정을 지켜가고 있다.
따뜻하다 못해 이제는 다소 덥게 느껴지는 봄바람이 귓가를 간지럽히던 어느날,
박서연 양의 순수하고 뜨거운 도전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박서연 학생의 그림 |
주말이면 종종 가족과 등산을 즐겼지만 언제부터인가 산에 오를 때면 버거움을 느낀 서연이는
2011년 4월 엄마의 손을 잡고 병원을 찾았다. 며칠 쉬면 괜찮아질 것이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병원을 찾았으나,
백혈병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선고를 받았다.
당시 초등학교 5학년이던 서연이는 백혈병 판정 이후 당분간 학교를 다닐 수 없게 됐다.
당시 초등학교 5학년이던 서연이는 백혈병 판정 이후 당분간 학교를 다닐 수 없게 됐다.
학교 대신 집과 병원을 오가는 생활을 반복했다.
오히려 집보다 병원에 있는 시간이 많을 때도 있었다.
병원과 집을 오가며 투병 생활을 하던 서연이에게 ‘그림’은 새로운 활력소이자 꿈이 됐다.
병원과 집을 오가며 투병 생활을 하던 서연이에게 ‘그림’은 새로운 활력소이자 꿈이 됐다.
정식으로 배워본 적은 없었지만 자신의 무료함을 달래준 그림에 푹 빠져들었고 눈에 띄게 실력도 늘어갔다.
박서연 학생의 그림 재능기부 |
박서연(사진 가운데), 2AM 오빠들과 함께 진행한 콜라보 프로젝트 재능기부 |
서연이는 지난 2011년 우연한 기회에 복지재단 '메이크어위시'와의 인연으로 그림으로 재능 기부를 시작했다.
이를 계기로 이듬해에는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의 주선으로 아이돌그룹 2AM 오빠들과 함께 티셔츠
일러스트 디자인을 제공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같은 재능 기부 활동들은 서연이에게 새로운 목표와 즐거움을 안겨줬다. 미약하나마 가진 것을 나누는
이같은 재능 기부 활동들은 서연이에게 새로운 목표와 즐거움을 안겨줬다. 미약하나마 가진 것을 나누는
기쁨을 알게 됐다. 서연이는 직접 그린 그림이 삽입된 핸드폰 고리나 파일 등을 제작해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주며 작지만 큰 행복을 느꼈다.
그림과 나눔 활동은 주변 사람들뿐 아니라 서연이 본인도 바꿔놓았다. 성인도 견디기 힘든 항암 치료나
그림과 나눔 활동은 주변 사람들뿐 아니라 서연이 본인도 바꿔놓았다. 성인도 견디기 힘든 항암 치료나
검사 과정을 버티게 하는 힘이 됐다.
박서연 학생의 그림 |
“그림을 그리고 제 그림이 들어간 제작물들을 주변에 나눠주면서 ‘내가 그저 그런 환자인 것만은
아니구나’란 생각을 하게 됐어요. 제가 비록 친구들과 달리 병원에 있지만 이 시간이 마냥 버려지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서연이는 주로 행복하고 기분이 좋을 때 그림을 그리게 된다고 했다. 힘들고 기운이 없을 때는 그저 몸으로
서연이는 주로 행복하고 기분이 좋을 때 그림을 그리게 된다고 했다. 힘들고 기운이 없을 때는 그저 몸으로
견디는 편이라고 털어놨다. 그래서일까. 서연이의 그림 속 캐릭터들은 웃고 있거나 귀여운 표정을 짓고 있는 등
전체적으로 밝은 분위기를 풍겼다.
물론 병마는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2011년 골수 이식 수술 후 완쾌한 서연이는 학교로 돌아가 친구들과
물론 병마는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2011년 골수 이식 수술 후 완쾌한 서연이는 학교로 돌아가 친구들과
어울리며 정상적인 생활을 했다. 골수를 준 오빠는 전교 1등도 하고 모범청소년으로 장관상도 받았다고 자랑이 대단했다.
그렇게 희망을 찾던 중 병이 재발했다.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힘들었지만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 애썼다.
모두 그림 덕분이었다.
박서연, 오빠와 함께 |
“아마 그림이 없었다면 과연 이런 마음가짐으로 치료를 버틸 수 있었을까 싶어요. 병을 앓게 된 것은 슬프지만,
한편으로는 아프면서 ‘그림’이라는 재능을 발견하게 돼 감사하기도 해요.”
열네살 어린 나이에도 서연이의 꿈은 구체적이다. “일러스트와 관련된 직업을 갖고 싶다. 제 솜씨가 더 좋아져서
열네살 어린 나이에도 서연이의 꿈은 구체적이다. “일러스트와 관련된 직업을 갖고 싶다. 제 솜씨가 더 좋아져서
지금보다 떳떳해진다면 작품을 판매해서 그 수익금으로 기부도 하고 싶다”라고 소망했다.
어른도 좌절하고 우울함에 빠지기 쉬운 투병 생활 속에서 서연이는 그림이란 자신의 재능을 찾았고, 명확한 꿈도 그려냈다.
어른도 좌절하고 우울함에 빠지기 쉬운 투병 생활 속에서 서연이는 그림이란 자신의 재능을 찾았고, 명확한 꿈도 그려냈다.
더 멋진 실력을 갖춰 적극적으로 기부 활동을 펼치고 싶다는 서연이의 다부진 꿈은 함께 투병 중인 환자들에게도
희망이 될 듯 싶다. 하루빨리 완쾌해 멋진 작품을 그려내는 일러스트레이터가 되길 기대해본다.
박서연, 오빠와 함께 |
덧붙이는 글
며칠 전 서연이 엄마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지난 5월 6일 서연이가 하늘나라로 갔다고 전해왔습니다.
치료를 받던 중 갑작스런 일을 당해 마음의 준비도 못 했지만,
많은 분들의 사랑과 애도의 배웅으로 행복하게 보낼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합니다.
위 기사는 4월말 작성되어 젊은 만화가 3인의 인터뷰가 마무리되는 5월 중에 연재될 예정이었습니다.
박서연 학생의 명복을 빕니다. ▶◀
이수정 기자
정준영 기자 jjy@stoo.com
<가장 가까이 만나는 FunFun 한 뉴스 ⓒ 스포츠투데이>
이수정 기자
정준영 기자 jjy@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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