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산동산행기(1)

07.05.24. 한 지리산의 한봉우리-왕시루봉

최윤영(연산동) 2017. 6. 7. 13:49

지리산 왕시루봉 ( 1243 m ) -05.24.

 

전남 구례 마산.

교 통  편 : 무궁화열차21:52(영등포출)-02:18(구례구역착). 구례구역-성삼재(콜밴이용)

산행구간 : 성삼재-노고단-돼지령-질등-문바우등-싸리샘-왕시루봉-외국인별장-구산리

산행시간 : 약 9 시간 ( 산행거리 : 약 20 km )

 

지리산 노고단에서 구례군 토지면을향해 뻗어내린 능선의 정점.

정상부가 펑퍼짐하고 두리뭉실하게 생겨 마치 큰 시루를 엎어놓은것과 같다 하여

이름지어진 서북능선상에 솟아있는 왕 시 리 봉. 

  

발아래 섬진강 청류가 흐르고 백운산과 마주보고 있어 수려한 경관은 비길데고 

봄엔 철쭉이 가을엔 정상부 초원이 온통 억새밭으로 변하여

아름다운 가을의 정취를 낄수있고

 

정상아래 울창한 숲속엔 애당초 노고단에있던 외국인 별장촌이

6.25 전란때 폐허화되고 또 노고단이 번잡스러워지자 1957년경부터

이곳으로 옮겨와 정확한 연도는 알수지만

 

1920년쯤 홍콩처럼 99년 간의 조차계약을 맺어 노고단을 미국 호주등

외국인 선사들 하계별장지로 사용하기로 했는데

그계약이 일제가 물러간 뒤에도 지금까지 계속 사용되고 있다는 왕 시 루 봉.

 

천둥 번개가 치고 많은비가 내릴것이라는 일기예보 우려속에 멀리 달려와

성삼재에 올서는 순간 세찬바람이 스쳐지나는 어두움속에 반짝이는

별빛의 마중을 받으며 내딛는 8인의 발걸음이

 

지리의 엄니 품으로 파고드는 포근함으로 돌계단길 노고단에 올라서니 

어두움이 걷히는가 싶더니 산허리를 감아도는 지리10경의 운해가 피어 오르며

일출을 가려버리는 아쉬움속에 안개 숲으로 들어서는 

 

상쾌한 발걸음으로 숲속길을 따라  철쭉꽃이 피어나는 돼지령에 머물며

남몰래 숨어드는 오지의 숲으로 내려서서 너덜길을 통과하고

조릿대 숲터널을 헤쳐나며 걷고 또 걷고 있다.

 

질매재 갈림길을 지나 질등을 돌아오르고 암능을 이루는

제일높은 바위봉 문바우등 정상에 올라 연록색의 푸르른 주위 풍경을

둘러보는 것으로 만족하며 내려서는 길목에 자리한 샘터에 멈추어

 

도룡뇽 알이 떠있는 샘물로 목을 축이고 맷돼지가 파헤쳐 놓은듯 싶은

둥글레꽃 군락지 싸리나무 숲을 지나 더덕향이 코끝을 스치는 길목을 지나며

더덕한뿌리 발견하고 심마니가 되는 동안

 

안개가 숲속을 채우는 능선길을 혹시나 싶은 생각에 큰소리조차 멈춘채 

따라 오르니 넓지 않은 숲속에 홀로 서있는 정상 표지석이 반기는  왕 시 루 봉.

온다 ~안온다는 비대신 안개비가 내리는가 싶더니

 

시루떡대신 먹을거리 풍성한 산상음식이 펼쳐지자 이내 멈춰지는 정상에서

산행의 흔적을 남기고 완만한 능선길을 따라 내려서는 갈림길에서

외국인별장을 둘러보는 호기심으로 다가 섰다가

 

큰소리조차 내지못하는 답답한 마음으로 내려서는 길목에

철쭉꽃이 만개하고 억새풀과 어울린 싸리나무 군락지를 지나 내려서니

넓은 공터에 세워져있는 "왕시루봉 1212 m" 의 표지석이 길목을 지키고 있다.

 

10시간 가까이 피곤함도 잊은채 시종일관 천둥. 번개로인한 비(雨)와 관련

웃음이 끊이지 않았고 하산길 큰소리조차 낼수없이 숨소리까지 죽여야만 했던

오랜 기억에 남을만한 왕시루봉 산행의 끝은 어디쯤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