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산동산행기(1)

08.10.14. 천왕봉을 붉게물들이는 단풍숲속으로(1)-지리산

최윤영(연산동) 2017. 6. 12. 13:08

지 리 산 ( 1915.4 m )백무동에서 천왕봉 까지 -08.10.14.

 

경남 함양. 산청. 하동. 전남 구례. 전북 남원.
산행구간 : 백무동-하동바위-참샘-소지봉-장터목산장-제석봉-통천문-천왕봉-법계사-

                로타리산장-망바위-중산리
산행시간 : 약 10 시간 ( 산행거리 : 약 16 Km )

 

우리민족의 기상과 혼이 서린 신라 5악중 남악으로 어리석은 사람도 지혜를 얻는다 하여 

智異山으로 명명되고, 백두산이 흘러 내려왔다하여 頭流山으로 불리며,

불가에서는 깨달음과 득도의 산이라하여

큰스님의 처소라는 뜻의 방장산(方丈山)이라고도 불리던 지 리 산.

 

아래로 땅을 누르고 위로는 하늘을 찌를 듯.
민족 신앙의 영지이며 예로부터 금강산. 한라산과 더불어 삼신산의 하나로 불리며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한번쯤은 도전해 보고 싶은

함양군 마천면 추성리 100번지에 위치한 지리산 정상 천왕봉.

 

일년전 ~ 배낭 걸치는것 조차 쑥스러워하던 집사람에게 산행을 권유하여

60 여곳의 산을 오르내리며 극기 훈련을 시킨 탓일까 ?

때로는 힘겨워하면서도 끝까지 포기하지않고 산행을 한탓에 몰라보게 건강도 좋아진

집사람에게 혹시나하고 지리산 산행을 권유하니 무조건 O.K

 

지금쯤 지리산의 가을은 어떤 모습일까 ?

 

광대하게 펼쳐진 산자락과 여인네들의 치마주름처럼 휘감아 도는 주능선을 따라

고봉이 즐비한 지리 영봉의 제1봉 천왕봉을 오르는 최단거리길을 택하여 
한신계곡을 품어안은 백명의 무사가 살던곳이라 불리는 백무동에서 백두대간의

시발점이자 남쪽 끝자락 중산리로 넘어서려는 지리산의 가을을 �아서


기대감으로 밤새 달려온 백무동의 새벽을 밝히고 있는 옛고을 휴게소 앞에서

심야버스를 이용한 일부 등산객들은 정상의 일출을 보기위함인 듯 

재촉하듯 어두움속으로 사라져간 공간에 멈추어 따끈한 라면으로 추위를 녹이며

산행을 위한 준비를 마친후 서성거리는 새벽 5 시.

 
바삐 움직이는 이 순간만큼은 다 같은 마음으로 오른다 싶어 하늘을 올려다 보니

어두움 속에 수많은 별들이 반짝이며 희망을 안겨주듯 밝게 빛나고 ~
가뿐숨을 몰아쉬며 오르는 갈림길을 지나는  랜턴 불빛 사이로 비쳐지는 등로를 따라

오르는 길목에 어두움속에 마주하는 하동바위가 예전 그 모습대로 마중하고 있다.

하동바위 계곡의 출렁다리를 건너 작은 바위사잇길을 돌아오르며

너덜지대를 지나는 동안 나뭇가지 숲사이로 어두움을 걷어내며 하늘이 열리고

서서히 밝아오는 참샘 약수터에서 약수로 목을 축이며 새벽공기의 상쾌함으로

무박산행의 피로함조차 심호흡으로 풀어버리면서

 

곱게 물든 단풍에 묻혀있는 숲길을 따라 능선을 오르며 고운 빗깔에 마음을

빼앗겨버리듯 주위경관에 흠뻑 취해 감탄사만 연발하는 더딘 발걸음으로 

숲속에 빈터를 마련하고있는 소이봉을 지나 장터목 산장에 올라서니 차거운 바람이

스쳐지나는 산허리마다 양탄자를 펼쳐놓은듯

 

아름다운 가을을 수놓아가는 또다른 모습으로 다가서는 장터목에 잠시 머물면서 

삼대에 걸쳐 덕을 쌓아야만 볼수 있다는 천왕봉의 일출을 보고 스쳐지나듯

또 어딘론가 흩어져 떠나는 등산객과 달리 우리만의 흔적을 남기고 정상으로

향하는 고사목 고원을 지나 제석봉 전망대에 올라

 

예로부터 하늘을 바치는 기둥이란 의미로 풀이해 "천 주"라 불리우는 천왕봉이

가까이 다가서 있음을 확인하고 암봉 사잇길을 따라 하늘로 통하는

통천문을 지나 정상으로 오르는 암능을 올라서니 저만치 많은 등산객들이

정상에 머물며 정상에 올라선 기쁨을 만끽 하는듯 싶다. 

 

이곳까지 오는동안 혹시나 하고 마음졸이던 걱정과 달리 앞서가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천왕봉 정상으로 올라서는 집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초보 산꾼인가 싶었는데 천왕봉에 제일먼저 올라서다니 ~"

마음으로 축하하며 정상으로 올라서니 한국인의 기상 이곳에서 발원하다

라는 글귀가 마중하는 정상석 앞에서 집사람의 모습을 담아주며  

 

타원형 둥근 표지석에 새겨진 천왕봉 (1915.4 m) 이 마중하는 정상석 앞에서

함께 기념 사진으로 흔적을 남기면서 주위 산세를 둘러보니 운무에 가려진남해바다

일대가 손에 잡힐듯 가까이 다가서지만 확인 할수없는 아쉬움으로 한참을 머물면서

맑은 날씨덕에 웅장하기 이를데 없는 광활한 산세에 감탄하고

 

할수 있다는 생각이 ~ 해냈다는 자부심으로 정상에 오른 집사람에 감사하면서 ~  
중산리로 가기 위해 정상을 돌아 내려서야 하는 아쉬움으로 급경사 바위
너덜길을

한걸음씩 조심스럽게 내려서는 산허리마다 푸르른 구상나무와 어울려 아름답게

비쳐지는 또다른 천왕봉의 산세를 둘러보면서

 

가뭄으로 인하여 물줄기가 끊어져 말라버린 천왕샘 옆에 자리를 마련하고 펼치는

산상식단의 화려함으로 포만감에 즐거운 마음으로 휴식의 시간을 보내고

때맞추어 정상을 오르는 많은 등산객들과 스쳐지나 내려서는 개선문 구간부터

피어나기 시작하는 오색의 단풍이 절정을 이루며 탄성을 자아내게하는 황홀경에 빠져

 

 

연신 눌러대는 셧-터에 시간가는줄 모르게 더딘 발걸음으로 단풍터널 숲속 길을따라

신라 진흥왕 때 세워 졌다는 우리나라 절중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법계사(1450m)에

도착하여 식수를 보충 하며 경내를 둘러보고 로타리 산장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내려서는 길목으로 오색 단풍잎이 곱게 물든 숲길을 따라 내려서니

 

예전과 달리 곳곳에 나무계단이 설치되어 하산길이 조금은 수월하다 생각도 잠시뿐 ~

단풍구간에서 많은 시간을 지체하다 보니 피로가 엄습하며 더욱 무거워진 발걸음을

더디게하는 돌계단을 따라 내려서는 망바위를 지나면서 부터 아직도 한여름의 신록으로 

계절이 멈추어 있는듯 싶은 푸르른 숲길을 따라 

 

한적하고 지루한 산행이 계속되는 길목의 조릿대나무 사이로 어느새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숲속의 중산리 야영장을 벗어나 힘들고 어려웠던 순간들을 마음에 묻고

천왕봉을 물들이고 있는 단풍속으로 빠져들던 아름다웠던 마지막 가을의 정취를 느끼게

하던 지리산의 둘레를 벗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