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모님의 부음을 접하고
아침 9시.
울산 월드컵 경기장으로 가기위해 숙소(고교동창집)를 나서는데 핸펀이 울린다.
매일 이시간이면 전화를 주시는 김종열 사장님의 안부전화려니 하는 마음으로 받는 순간
고모님의 임종이 가까온듯 싶다는 선영 아빠의 떨리는 음성이 ~
불안한 마음을 갖기도 전에 잠시후 자영으로 부터 운명하셨다는 울멱임의 소리를
듣는 순간 나도 모르게 몸의 중심이 흔들리듯 비틀거리는가 싶더니
몸을 가누기조차 힘든 혼미한 상태를 느끼면서 잠시 머뭇거리리는 동안
얼마가 지났을까 그래도 이곳까지 왔으니 경기장을 들러보고 가라는 친구의 말소리조차
들리지않은채 우선은 터미널로 가자고 되뇌이며 아무생각도 없이 서울행 고속버스에
몸을 기댄체 갖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는 가운데
계속 피로가 겹쳐 힘든 가운데 연 삼일 무리한 산행으로 몸도 마음도 지쳐있고
이곳에서 울릉도까지 가는 뱃길과 경비등을 걱정해오던 자신에게 고모님께서
내키지 않는 울릉도 산행을 사전에 멈추게하여 쉴수있는 시간으로 산행을 멈추게 하여
나를 지켜주시기 위함이 아닌가 싶은 생각을 사실로 받어 들이고 있다.
* 추모의 글
먼저 양해를 구합니다.
연속 산행 중에 저에게는 어머니와 같은 분의 부음을 받았습니다.
그러하기에 잠시 산행을 중단하고 장례를 치루게 되었음을 말씀드리고,
몇 자 고모님에 관한 추모의 뜻을 적고자 합니다.
저에게는 3세기를 사신 고모님이 한 분 계셨습니다.
고모님은 제가 전국명산연속산행 중 5월 11일 104세를 일기로 소천 하셨습니다.
먼저 임종조차 못한 불효를 통회합니다.
저는 그 분의 헌신적인 사랑으로 성장하여, 삶의 가치를 배웠고 믿음과 인내와 용기를 배웠습니다.
저는 고모님께서 평생 독신으로 이 땅의 교회를 위해 복음을 전도하시던 일을 보았고,
모든 이들을 위하여 기도하시며 나 보다 못한 이들을 위하여 헌신적으로 봉사하시던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분은 1899년 10월 1일 이 땅에 오시어 2002년 5월 11일까지 살다 가신
저의 고모님이시기에 앞서 저의 어머니이십니다.
저희는 6.25를 겪으면서 어머님을 일찍 잃어 고모님의 손에서 자랐거든요.
저희들에게 어머님이신 것은 그 때문입니다.
또한 고모님은 우리 문중의 정신적 지주이셨지요.
이 땅의 개화기에 신여성으로서 갖은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자신을 희생하시며 힘차게 살아오신 뜻을 기리고
그 분이 저에게 가르쳐 주신 인내와 용기를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남은 구간산행을 중단할수 없는 것이기도 합니다.
돌아보면 팔공산, 운문산, 가지산을 오를 즈음에 너무 지쳐 힘들었던 생각을 하고,
어쩌면 고모님께서 -- 좀 쉬엄쉬엄 쉬어가며 하라 -- 는 권고를 들은 것으로 받아들이기로 하고 있습니다.
그 분의 뜻을 따르는 마음으로 말씀 드리는 겁니다.
저는 그분을 그리워하며, 존경의 마음을 가득히 담아, 외로운 가운데
홀로 이 땅에 그리스도의 말씀을 전파하신 위대한 성녀라 믿기 때문입니다.
삼가 고인의 영전에 명복을 빌 뿐입니다.
저는 그분을 편안히 모셔드렸기에 다시 산행을 재개하려 합니다.
그 동안 저를 격려해 주신 많은 이 들에게 감사드리며
앞으로 남은 산행 일정에도 끊임없으신 격려와 후원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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