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정 산(5월15일) - 안개속의 미로를 찿아 헤매며

금 정 산 (801.5m)

 

부산 동래구, 북구. 경남 양산 동면
교통편 : 부산역 -- 범어사 -- 동인초교(양산행)
산행구간 : 동인초교 -- 외송 -- 금륜사 -- 장군봉 -- 수목원 -- 범어사 입구
산행시간 : 5 시간  ( 산행거리 : 약 7 km)

고모님의 장례를 마치고 모두가 한자리에 모인자리에서 이왕 시작하였던 뜻깊은 계획이였으니

울릉도까지 다녀오고 산행이 계속되기를 진심으로 성원한다고 격려까지 해주는

모든이들의 뜻을 받들어 망설일것도 없이 부산으로 가기위해 나서며

 

새벽 어둠을 뚫고 달리는 기차 창 밖으로 간간이 비치던 빗줄기가 부산 역에 도착하니 많이 내리는

오전 4시 20분 도착. 마땅히 쉴 곳이 없어서 전철의 지하도에서 굳게 닫힌 철문이 열리도록 서성이다가

첫 전철을 이용하여 범어사 입구에 도착 다시 양산행 버스로 - - -

고모님의 장례로 몇 일 지연된 산행을 의식하고, 빗속에 산을 오르는 내게 주위의 시선이 곱지 않은 것 같다.

고르지 못한 시멘트 포장 도로를 따라 오르다 보니 한참 신축 중인 금륜사 대웅전도 공사를 멈춘 채 인적이 없는

등산로 입구 숲길을 따라 오르며

몇일의 울적한 미련이 있는탓일까 ? 산행 시작부터 피로가 어깨를 짖 누르는데 빗길 산행은 속도를 낼수도 없고
계속 내리는 빗속에 은동굴에 도착하니 등산로 입구가 어느쪽 인지 찾을 수가 없어 여기 저기로 찾기를 몇 차례,

암자에서 새어 나온 불빛을 확인하여 방향을 잡고는 다시 산행을 계속하는데 바람이 일기 시작한다.

 

안갯 속에 희미한 길을 찾아가며 길을 잘못 들어 몇 차례나 되돌아서기를 거듭하는데. 장군봉 인가?

시샘이라도 하는 듯 바람은 돌풍으로 바뀌고 흔들리는 나뭇가지와 흩뿌리는 빗방울은 소나기가 내리듯 휘몰아치고

더는 나가지 못하게 하니, 바위 밑으로 몸을 숨기고 나름대로, 감격해서 핸드폰을 꺼내

"나, 여기 정상이야 !"
친구는 빗속 산행을 나무란다.
바람을 피해 내려오는 길목은 조심스럽고, 바람은 잠들 것 같지 않고.
안개는 더욱 짙어 졌는데, 여기는 어딘가? 억새 밭 평원이다.

바람은 거침없는 벌판이어서 한층 힘차게 몰아치는데 
앗차, 길 잃었나 ?

착각하고 내려간 길을 되짚어 오르고 다시 내리기를 몇 번이나 한 후, 어렵사리 길을 찾아 내려와도

분간할수 없는 안갯 속 미로일 뿐. 금정산성으로 마음먹고 간 길이었지만,

길을 벗어난 채 범어사 입구까지 걷는 힘든 발걸음이 습기찬 배낭도 힘에 겨웁고. 독나방 독인가? 옷나무에 스쳤나?

붉은 반점이 무리한 산행의 흔적이 팔뚝으로 번져 나간다.

연속 27개 산을 오르는 동안 처음 겪는 어려운 산행이었고, 더 이상 갈 수 없는 금정산의 나머지 구간 산행을 포기하고,

다만 어서 쉬고 싶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