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산동산행기(1)

03.08.13.눈에취하고 눈꽃에반하고 상고대에 흠뻑빠진 - 의상능선

최윤영(연산동) 2017. 6. 7. 12:59


북 한 산 ( 의상능선 ) - '03/8/13

경기 고양 효자동
교 통  편 : 불광동.구파발- 시외,시내버스 (백화사 하차)
산행구간 : 백화사입구-의상봉-용출봉-용혈봉-증취봉-나월봉-나한봉- 문수봉-대남문-대성문-정능 매표소.
산행거리 : 약 8 km. ( 산행시간 : 5 시간 )

2002 년 성탄의 기쁨이 온누리에 가득하길 소망 하는 바램인듯 아침 부터 훗날리는 흰눈 을보며 영하에 머물고

있는 쌀쌀함도 잊은채 화이트 크리스마스- 눈덮힌 겨울산 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볍다.

서울의 진산.
북한산의 백미 이며 공룡능선 이라 불리우는 의상능선 의 여섯 봉우리를 오르기 위하여 함께 산행할 일행과

능선 초입 백화사 입구에 멈추어서서 흰눈을 머리에 얹고 우뚝솟은 의상봉을 주시하며 눈속 산행의 즐거움을
설레이는 마음으로 마주하고 있는듯 싶더니 하나둘 마을어귀를 지나면서 사슴농장 좌측으로 오르는

좁은산길을따라 숲으로 들어서며 완만한 능선위로 올라 잠시 만남의 인사를 나누고 쉬엄 쉬엄 오른다.

지나가는 길목의 나무가지에 얹혀있는 눈가루가 바람에 떨어져 볼을스치며 흩어져 버리는동안 -어디쯤일까 ?
완만한 산행길이 끝나고 가파른 능선길이 앞을 가로막고 올라가야할 길목 위로 드러나는 암능이 빙판을 이루고

쇠줄을 잡고 올라야하는 힘든 구간 이 이어지며 쉽게오르기를 거부하듯 미끄러지고 엎어지고 힘에겨워

자� 사고 위험이 있을듯 싶어 조심스럽게 오르지만 서너곳의 암능 구간을 거쳐 오르면서 몇번이고 포기하고

싶어하는 어려운 상황 에서도 서로 도와주며 함께 할수있는 일행이 있어 정겨움을 느낀다.

의상봉(485m)-언제 힘들게 올랐나 싶을만큼 설경에 빠져 주위를 감싸고 있는 소나무의 잔설과 푸르름이

조화를 이루는 가지사이로 앞서 가야할 용출봉.용혈봉.증취봉 등이 차례로 높이를 자랑하듯 줄지어서 아름답게

비쳐지고 용출봉으로 향하는 능선길에 늘어선소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가사당암문 성벽을지나 용출봉(555m) 에

오르니 우측으로 길게 �어내린비봉능선 위로 사모바위.비봉.향로봉.등이 가깝게 보이고

좌측으로 바싹 닥아선 원효봉을 시작으로 염초봉.백운대.만경대의 웅장한 산세가탄성을 자아 내게한다.

바로 건너 우뚝솟은 용혈봉으로 오르는 길목에 큼직한 바위를 지나치며 오를수록 쌓여가는 눈을 밟으며

나무가지마다 맺혀있는 눈꽃의 아름다움에 따라오르니 용혈봉(575m). 깊은 산속에 묻혀있듯이 온통 눈으로

덮힌 설봉과 하이얀숲만이 보일뿐 완전도심의 세계를 벗어난 설국의 풍경 그자체 인듯싶다.

다시또 내려가고 오르는 능선길. 증취봉으로 향하면서 조금은 지친 기색을보이는 일행도 점점 짙게피는

눈꽃에 마음을 았기고 활짝핀설화에 도취되어 오르는동안 큰바위가 놓여있는 증취봉(575m). 힘들게 오른

피곤함을 바위에 기대어 휴식을 취하며 눈밭에 자리를펴고 서로의 마음을 열고 즐길수있는 식사시간.

눈속의 향연을 펼치며 이곳까지 오를수 있었음에 감사 하고있다.

증취봉 에서의 휴식을 마치고 나월봉으로 향하는 길목에핀 설화가 상고대(나무에 얼어붙어있는 눈)와 어울려

환상의 구간을 이루고 너나 할겄없이눈에 취하고.눈꽃에 반하고.상고대에 흠뻑 빠져들어 추억 만들기에

여념이 없이 많은시간을 지체하며 나월봉으로 향하면서 위험구간 을피해 우회하는 길을따라 쌓인 눈속으로

거쳐오르는 그길 또한 오랬만에 느껴보는 동심으로 돌아가고픈 마음이다.

나월봉(635m)을 지나치며 오르는 사이 나한봉(665m)에 이르고 청수동암문을지나 얼마전 비봉산행시

길을잊어 오르던 나홀로봉 이라던 봉우리를 보며 감탄하던 그때의 기억이 아직 그대로인데 줄을잡고 오르는

봉우리에 만개한설화.그리고 상고대. 더 나아가 바닷가 속에나 있을법한 하얀 산호초 가 산봉우리에

자리매김 하고있는 그림같은 겨울풍경을 어떻게 표현 할수있을까?
이제까지 지나오며 감탄하던 순간은 다잊어 버리게하는 최고의 극치를
보여주는 말로할수없는 눈꽃축제의 마지막 환상을 보는듯싶다.

어렵게 지나온 여섯봉우리도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즐거움이색다르고 사방을둘러 보아도

눈덮힌 북한산의 모습을 마음에 담고가기엔 부족한듯 싶어다음 기회에 다시�겠다는 마음으로 발길을

돌리며 대남문에 이르고 다시 대성문 에서 잠간의 휴식으로 하산을 서두르는 발길이 바쁘게 움직이면서
잊지못할 산행의 여운을 눈길에 묻어 놓고있다.